함께 사는 기쁨

prologue 2019년 04월호 함께 사는 기쁨 빛과소금

어릴 적에, 들을 때마다 밑도 끝도 없이 나에게 슬픔을 선사하던 두 곡의 동요가 있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슬픈 멜로디, 바다 배경, 단출한 가족 관계, 그리고 혼자 남은 존재….
마치 이방원의  〈하여가〉에 정몽주가  〈단심가〉로 답한 것처럼,
미국 서부에서 한국의 작은 섬 사이에 어떤 평행이론이라도 작동된 것처럼,
두 동요의 정서가 참 많이도 닮았다.
어린 마음에 영원의 고독이라도 느꼈던 걸까. 슬픈 일이라도 생기면 슬픔에
더 빠져들기 위해 상처에 소금 뿌리듯 그리 슬픈 곡조의 노래를 처량하게
따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변한 게 있으니, 무저갱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은 고독의 심연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함께 있는 것이 좋고, 함께 먹는 밥이 더 맛있고, 함께 보는 드라마가 더 재밌다.
함께 산다는 건 때때로 조금 귀찮고, 신경 쓰이고, 불편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몇 곱절은 기쁘고, 풍성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산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
글 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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