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기르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issue 2019년 02월호 아이를 기르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개그맨 오지헌

성경에 보면 구약시대 하나님의 자손과 아닌 자손의 계보가 나와요 하나님 자손의 계보를 보면 “누구는 누구를 낳고 누구는 누구를 낳고…” 계속 낳기만 해요. 그런데 가인의 자손을 보면 “대장장이의 선조가 되고 어부의 조상이 되고…” 기술 발달에 기여하는 일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하나님의 자손은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면서 신앙이 좋아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독신으로 사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독신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믿어요. 단지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한다, 어려워서 못한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선홍빛 잇몸을 내보이며 “안녕, 난 민이라고 해”라는 강렬한 멘트를 던지던 개그맨 오지헌을 기억한다. 제법 이름을 알리고 굵직한 유행어까지 남겼지만, 지금은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그다. 궁금한 마음으로 검색 돌입! 모두의 ‘민이 오빠’가 아닌 아내바라기 남편으로, 또 세 딸의 아빠로 육아와 살림에 빠져 산 지 10년이 되었다고?! 다소 충격적인(?) 근황을 접하고 더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의 스위트홈으로 달려갔다.
취재 서진아 사진 김주경

 

 

 

전업으로 자녀 양육 중이신데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씻기고 밥 먹이고 첫째, 둘째 학교 보내고 셋째 유치원 보내면 아침 일과가 일단락돼요. 집에 와서 좀 쉬다가 일이 있는 날은 일하고 아니면 취미 생활도 하는데 시간이 금방 가요. 오후 되면 다시 아이들 데려오고 간식 먹이고 공부 봐주고, 씻기고 재우고….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저희도 평범한 일상이 되풀이돼요. 이 생활이 어느덧 10년에 접어들었네요.


어쩌다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게 되셨어요? 꽤 잘나가던 개그맨이었잖아요?

제가 전담하는 건 아니고, 아내가 메인이고 저는 보조예요. 저는 주로 몸 쓰는 일을 담당합니다. (웃음) 아내가 몸이 약해서 첫 아이 임신했을 때 많이 힘들어했어요. 일의 성공보다 가정의 행복이 먼저다 싶어서 아내 곁을 지키기로 했죠. 그러다 아이가 셋이 되니까 아내 혼자서는 힘에 부쳐 제가 계속 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10년째라고 해도 아내가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전 많이 부족합니다.


딸 셋을 두셨죠. 성품과 기질이 제각각일 텐데, 어떻게 다른가요?

첫째 희엘이는 11살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어요. 제가 못생긴 캐릭터인데, 딸아이는 예쁘니까, “오지헌이 기적을 낳았다”는 말도 나왔죠. (웃음) 희엘이는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요. 어려서부터 텔레비전을 안 보여주는 대신 책을 많이 읽어주었더니 그런가 봐요.
둘째 유엘이는 8살인데 언니하고 성격이 전혀 달라요. 여유 있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살피고 말도 예쁘게 하고 순종적이에요. 단점은 너무 느긋해서 채근하면 실수를 해요. 둘째가 워낙 순해서 셋째는 거저 키우겠다고 아내랑 늘 얘기했었죠.
그런데 반전! 셋째 벧엘이는 기질이 상남자 아이예요. 올해 5살인데, 엄청 활동적이고 관심사도 다양하고 사고도 계속 쳐요. 언니들 것을 항상 파괴하죠. 겁이 없고 운동신경이 좋아서 높은 데도 번쩍번쩍 올라가는데, 그러다 팔도 한 번 부러졌어요. 근데 울지도 않아요. 그러면서도 사람에 대해 세심한 면이 있어요. 어린아이지만 공간 안에 소외된 사람을 잘 캐치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무릎에 가만히 앉고 그래요.


정말 많이 다르네요.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니 아이들의 성품이 잘 보이시나 봐요.

그런 것도 있지만 아내하고 대화를 많이 해요. 아내가 아동심리 쪽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였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저도 아내와 사소한 것까지 나누다 보니까 아이들의 성품과 기질을 많이 파악하게 되었어요. 일부러 파악하려 하지 않아도 계속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알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아이들한테 늘 해주는 말이 있어요. 엄마, 아빠는 너희들을 다 알 수 없다, 너희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엄마 아빠한테 서운한 게 있으면 하나님께 이야기해라, 그러려면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나야 한다고요.
아이 셋을 양육하려면 재정적인 필요도 많을 텐데, 어려움은 없나요?  많은 분들이 그 부분을 궁금해하세요. 일도 많이 안 하는데 뭐 먹고 사냐고요. 인터넷 댓글 보면 연예인이라 모은 게 많겠지, 부모가 돈이 많아서 물려줬겠지,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사실과 전혀 달라요. 둘째 태어났을 즈음 통장 잔고가 0원이었던 적도 있었어요. 지난 10년간 고정 수입도 없었고요.
저희는 최소한의 재정으로 최소한의 지출을 해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거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요. 외식은 거의 안 하고, 손님도 집으로 초대하죠. 옷이나 아이들 물품은 물려받고, 저희가 쓰던 건 또 다른 집에 물려주고요. 아껴서 여행도 다녀요. 얼마 전엔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5명 왕복 항공권 10만 원으로요. (웃음)
세상적인 즐거움에 맞추면 턱없이 부족하죠. 그러나 행복은 물질에 있는 게 아님을 아니까 마냥 기뻐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없어요. 공중의 새를 먹이시고 들의 백합을 입히신 것처럼 하나님은 지난 10년간 저희를 먹이고 입히셨어요.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어릴 때 저는 불신자 집안에 이혼 가정에서 자랐어요. 집안 살림은 넉넉했지만,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은 별로 없어요. 부유한 환경은 아이들이 자라는 데 필요한 조건 중의 하나일 뿐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안정감이에요. 부부 관계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합니다. 엄마, 아빠는 사소한 일로 다투지만 그걸 지켜보는 아이들은 마치 전쟁을 겪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해요. 그런 안정감을 주기 위해 저나 아내나 많이 노력합니다. 제가 좀 예민한 편인데 아내가 잘 참아주어서 10년의 시간을 잘 지내온 것 같아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아빠가 늘 함께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하겠어요. 다른 집 아빠들과 다른 것에 대해서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아빠와 함께했으니까 그냥 당연한 일로 여겨요. 오히려 제가 집에 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해요. 얼마 전에 미국으로 촬영하러 갔는데, 결혼하고 처음으로 20일 동안 집을 떠나 있었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것이 처음이라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했다는 거예요. 아내도 그렇고요. 저는 웬만하면 가족들 다 데리고 가는데, 앞으로도 꼭 그렇게 해야겠어요. 우리는 항상 5인 1조로 움직이거든요. (웃음)


크리스천으로서 아버지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아버지는 굉장히 세심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아이들이 무탈하게 잘 자랄 수 있는 거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나와 내 가족을 이끌어 오셨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아이에게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잖아요. 그런데 그 가운데서 감사한 일들이 너무 많아요. 아프지 않아서 감사하고, 학교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제때에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하루하루 살아갈 때는 잘 안 보이던 것이 10년을 주욱 돌아보니까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어요.


출산을 망설이거나 육아를 버거워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금 3포, 5포 세대라고 하잖아요. 이런 시대에 청년들이 힘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해요. 그런데 청년 때 힘들지 않고 어렵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힘들어요. 청년 때는 넘어져도 금방 일어서잖아요. 그런데 50~60대에 넘어지면 뼈 부러져서 못 일어나요. 청년 때 많이 넘어지세요. 많이 넘어지고 좌절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거예요.
성경에 보면 구약시대 하나님의 자손과 아닌 자손의 계보가 나와요 하나님 자손의 계보를 보면 “누구는 누구를 낳고 누구는 누구를 낳고…” 계속 낳기만 해요. 그런데 가인의 자손을 보면 “대장장이의 선조가 되고 어부의 조상이 되고…” 기술 발달에 기여하는 일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하나님의 자손은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면서 신앙이 좋아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독신으로 사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독신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믿어요. 단지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한다, 어려워서 못한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 

iss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