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에 대해 묻고 답하다

prologue 2020년 09월호 정의에 대해 묻고 답하다 빛과소금

10년 전 우리나라에 때아닌 ‘정의’ 열풍이 불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올바른 도리’, ‘불의를 저지르지 않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 정도로 생각했던 정의가 철학적 논쟁거리로 격상되면서, 연일 정치, 경제, 문화계에서 갑론을박의 소재가 되었다. 그 불을 댕긴 주범은 아마도 한 권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로 기억한다. ‘정의 분야의 최고 석학’이라는 수식이 붙은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를 스타로 만든 책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정의 분야’라니, 정의가 ‘분야’라는 토씨까지 달릴 정도로 심오한 개념이었나.
자고로 트렌드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든 법. 10년 전에, 또 최근에 9월호 이슈를 준비하며 호기롭게 그 책을 펼쳤지만… 역시나 중간까지 도달하기도 어려운 책이다. 두께도 두께거니와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칸트 철학까지, 이 책이 몇 백만 권이나 팔렸다니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적 수준이 얼마나 높다는 말인가!
(이 책에 대한 쉽고 간략한 리뷰가 이번 달 기사로 다루어졌으니 참고하길.) 
책을 읽었음에도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음을 고백한다. 정의(正義)를 정의(定意)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다다르고자 하는 유토피아의 한 부분이 정의로 채워지길 바라고 있음엔 틀림없다. 그렇기에 매번 실패하면서도 같은 물음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정의란 한편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합의의 개념이며, 다양한 해석이 따라붙어야 하는 함의의 개념임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묻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돌직구 질문에 여러 크리스천 법조인들이 숙고 끝에 「빛과소금」 9월호에 답을 주셨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글 서진아

 

prolog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