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에서 일상을 발견하는 기쁨

prologue 2020년 07월호 비상에서 일상을 발견하는 기쁨 빛과소금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은 변한다. 키가 자라고, 뼈가 굵어지고,
아는 것이 많아지고, 신앙심은 깊어지며, (말도 많아진다.) 자연스런 변화 말고 강요되는 변화도 있다. 책임질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상황을 더 잘 견뎌야 하며, 더 포용하고 더 깊어지라고, 그렇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세상으로부터 요구받는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강요받으며, 때로는 자발적으로, 때로는 채찍질 당하며 사람은 변해 간다.
그런데 그런 변화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STOP!” 되었을 때, 우리는 당황하다가 서서히 좌절한다. 그렇게 바라던 쉼이건만 이런 방식으로는 아니었다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만 변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던 사람도 변덕쟁이처럼 계속 변화하고 달라지고 싶다고 발버둥 칠지 모른다.
반지를 처음 끼면 거북하다가 한두 주가 지나면 몸의 일부처럼 여겨져 전혀 거북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 오히려 빼면 어색해서 손을 자꾸 만지게 된다. 반지를 끼지 않았을 때는 그것이 일상이지만, 끼고 난 후는 그것이 일상이 되는 일상. 매일이 변화무쌍할 때는 그 흐름대로, 멈추었을 때는 또 그 흐름대로 흘러가듯이,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시간을 이제는 비상이 아닌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당황도 멈추고, 두려움과 좌절도 멈추고 이 자리에서 일상을 회복하기를, 그리하여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빛과소금」 7월호 ‘일상의 재발견’을 전해 드린다. 
답답했던 마스크가 나의 호흡을 지켜 주는 고마운 친구임을 발견하는 일상이 되기를!


글 서진아

 

prolog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