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계는 어디쯤인가요?

prologue 2020년 06월호 그 세계는 어디쯤인가요? 빛과소금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화제다. 눈살 찌푸리고 가슴 쥐어짜는 장면들 때문에 보는 걸 포기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종영까지 화력이 식을 줄을 몰랐다.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팔 걷어붙이고 동참할 수 있는 ‘남의’ 부부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기 때문일 터. 나 역시 부부라는 타이틀을 걸고 산 지 꽤 오래되었지만 부부 박사가 되기는커녕 아직도 미숙하여 여전히 실패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내가 경험한 부부라고는 ‘나의 세계’가 고작이므로. 몇십 년을 살아도 마냥 성장 중이기에 우리는 남의 부부 이야기가 참고서인 양 귀가 솔깃해지는가 보다.
‘부부’ 특집을 준비하면서 결혼한, 또는 결혼했던, 그리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당신에게 부부란?” 묻기는 쉽지만 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질문에 저마다 치열하게 고뇌하며 숭고하게 지켜 온 이야기를 풀어냈다. 눈에 콩깍지를 끼고 ‘내 사람이 최고’라고 자기 최면 걸던 시절부터, 후회와 기쁨, 원망과 감사가 교차하던 때를 거쳐, 부부란 결국 한 인간을 성장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혹독한 훈련이었음을 깨닫게 된 순간까지 제각각 간직해 온 ‘부부의 세계’를 들려주었다.
어떤 부부의 세계도 정답은 아니다. 물론 오답도 아니다. 빛과소금이 해법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그저 다양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부부의 세계를 경험해 보시길, 그 안에서 우리 부부가 찾아야 할 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길 바랄 뿐이다. 이 시대의 뛰어난 영성가 팀 켈러 목사는 아내와 공저한 신간 「결혼의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결혼에서, 나와 성별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큰 기쁨이기도 하지만 한편 참 고된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기쁘지만 고된, 그 모순되고 상반된 감정을 통해 하루 또 하루 성숙과 완성을 경험하는 세계, 그것이 부부다.


글 서진아

 

prolog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