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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마음을 치유하는 연기자
연극심리상담사 | 2018년 05월호
  • ‘연극심리상담사’란,
    심리상담사는 심리적으로 왜곡된 문제를 가지고 있는 대상의 사고, 감정, 행동 등을 살펴보고 상담을 통해 자신을 바로 보게 하여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특히, 연극심리상담사는 연극을 도구로 심리치료에 접근한다. 일정한 대본 없이 대상자에게 특정한 역할을 주고 함께 연기하면서 억압된 감정과 갈등을 표출하게 하고 심리적인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연극심리상담사 김소진
    ‘루트연극치료놀이터(rootdrama.com)’ 소장

     

     

    Q. 연극과 상담의 결합이라니 생소하게 느껴지는데요. ‘연극심리상담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상담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대화로 하는 상담을 생각하실 거예요. 하지만 그것 외에도 상담에는 여러 분야가 있어요. 무엇을 도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미술치료, 음악치료, 무용치료, 놀이치료 등 다양한 심리치료를 할 수 있죠. 그중에서 연극치료는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극 안에서 직접 연기자가 되어 자신을 표출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문제를 치료하는 상담 분야예요. 아마 많은 분들이 ‘사이코드라마(심리극)’와 혼동하실 텐데요. 사이코드라마는 실제 갈등 상황을 연기하면서 당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면, 연극치료에서는 주로 다른 상황을 연기하게 해요. 똑같은 문제를 다루지만 전혀 다른 설정으로 접근하는 거죠. 그래서 연극 치료에 임하는 분들은 자기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으시고, 또 연극이라는 활동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도 하세요.

     

    Q. 연극을 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문제가 치료된다니 참 흥미로운데요?
    입을 열어 말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역할이 되어서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하는 것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게 전부라면 단순한 취미 생활에 불과할 거예요. 그래서 저 같은 심리상담사의 역할이 중요하죠. 저희의 역할은 상담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 후에 그분이 연기할 상황을 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요. 예를 들어서 자기표현을 하지 못해 억압되신 분의 경우, ‘흥부와 놀부’라는 설정을 드리고 놀부 역할을 하게 해요. 그리고는 함께 대본이 없는 연극을 시작하는 거예요. 이때 저희는 잘 알려진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하는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 가요. 만약 상대가 놀부 역할을 하면서도 화를 잘 내지 못하거나 감정을 절제하려고 한다면 상담사는 원래 있던 착한 흥부의 캐릭터를 깨버리면서까지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본심이 툭하고 드러날 때가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심리와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죠. 이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들여다보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들어가고요.

     

    Q. 상대의 상태를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하겠네요?
    맞아요. 연극 속에서는 아무리 자신을 숨기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제스처나 자세, 말투, 억양에서 다 드러나게 되거든요. 그걸 보면서 ‘이런 문제가 있구나’, ‘어디까지 치료를 해야겠구나’ 하는 것을 꼼꼼하게 체크해요.

     

    Q. 그러다 보면 일상생활을 하실 때도 직업병처럼 사람들을 관찰하게 되실 것 같은데요?
    그렇기는 해요. 연극배우 출신인 남편이 저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대중교통으로 오갈 때나 일상생활에서 “저 분은 이런 성격인 것 같아”, “저렇게 행동하는 걸 보니 이런 것 같은데?”라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서 있는 자세, 행동 패턴, 목소리의 높낮이를 보면 대체로 성격이 보이니까요. 하지만 실제 상담에 임할 때는 잠깐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아요. 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기까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죠. 누군가를 파악하고 변화시키는 일은 단시일 내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Q. 상담사로서 가장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자신을 보기보다 다른 무언가를 탓하시는 편이에요. ‘부모님 때문에’, ‘누구 때문에’, ‘상황 때문에’ 피해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물론 환경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똑같은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죠. 그럴 때 연극치료 작업을 통해서 ‘당신이 그런 쪽을 선택한 거다’,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는 것을 직면하게 해드려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을 인정해야 하는 뼈아픈 시간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도 문제가 있었군요.”, “제가 그랬군요”라고 인정하는 순간이 와요. 그러고 나면 치료가 수월해지죠. 그런 분들이 표정이 밝아지고 에너지가 생겨서 나가는 것을 볼 때 ‘내가 할 일을 했다’라는 성취감이 들어요.  

     

    Q. 심리상담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기는 해요.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죠. 특히 교회 안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기도를 안 해서 그렇다’,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라는 시선으로 문제를 방치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요. 그런 경우들이 안타깝기는 하죠. 또 심리적인 문제는 거의 가정에서 시작돼요. 누군가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건강하게 받아주지 못한 가족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상담과 치료는 가족 전체가 함께 받아야 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얘만 괜찮아지면 우리 가족에게는 문제가 없어’라면서 문제 있는 한 사람만 고치려고 하세요. 그런 부분에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해요.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긴 했지만 아직 고쳐져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Q. 상담사로서 선생님은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지 나눠주세요.

    가정을 바로 세우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소명이에요.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문제가 있다면 100%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죠. 그래서 부모와 가족을 위한 강연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앞으로도 부모를 만나고 아이를 만나고 가족 전체를 만나면서 가정 안에서 서로 자기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돕는 일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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