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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존엄사가 법적으로 가능해졌다는데, 성경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요?
<교수님 궁금해요> | 2018년 01월호
  • Q.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도 존엄사가 합법화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고 앞당기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존엄사,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A. 우리 친구가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군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존엄사가 합법화된다는 뉴스를 본 것 같아요. 그런데 한 가지 바로잡을 것이 있어요. 언론이 ‘존엄사법’이라는 타이틀로 뉴스를 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달라요. 우리나라에서 시행될 법률의 정확한 명칭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에요. 제목 어디에도 ‘존엄사’라는 단어가 없지요? 내용을 살펴보아도 ‘존엄사’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아요. 이번에 통과된 법률에서 허용하는 것은 ‘존엄사’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존엄사’란,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에게서 수액이나 영양공급 등을 중단시켜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말해요. ‘소극적 안락사’라고도 부르죠. ‘소극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모르핀 투여 등을 통해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약물 투여나 영양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인 조치를 통해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다행히도 앞에서 말씀드린 우리나라 법률은 제19조 2항에서 이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요. 즉, 존엄사, 혹은 소극적 안락사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이번에 통과된 법률은 무엇을 허용한다는 걸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중단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한해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과 같은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까지만 허용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임종과정’이란, 어떤 치료로도 회복될 가능성 없이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죽음 직전의 상태에 이른 것을 말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법률은 빠른 시일 안에 죽음이 확실해진 환자의 경우, 원한다면 아무 효과 없는 연명치료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거예요. 다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산소나 수액, 영양분 공급은 중단하지 못하게 했어요.
     사람에게서 산소와 수액, 영양 공급을 중단하면 곧 죽음에 이르게 돼요. 이는 사망하게 하는 직접적인 행위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번 법안에서 말하는 것처럼,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한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곧바로 죽는 일은 없어요. 죽는다 해도 원래 가지고 있던 질병 때문에 죽는 것이죠. 따라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요.

     이제 어느 정도 구분이 되시나요? 아마도 친구는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존엄사(소극적 안락사)’에 대한 법안이 통과됐다고 이해했기 때문에 이 질문을 한 것 같아요. 그럼 친구가 궁금해하는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왜 우리는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혼수상태의 환자에게서 산소, 수액, 영양분 공급을 중단해서는 안 될까요? 그 이유는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도 엄연히 살아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어요.
     의학적으로 말하면 대뇌가 고장이 나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인간의 뇌는 대뇌와 소뇌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대뇌는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행하는 활동, 특히 정신활동에 관여하는 기관이고, 소뇌는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활동 곧, 소화를 시키고 온 몸에 피를 순환시키는 등 자율신경계의 활동에 관여하는 기관이에요. 혼수상태의 환자는 대뇌가 망가져서 의지를 가지고 몸을 움직이거나 말을 하거나 감정표현을 하는 등의 활동은 못 하지만, 소뇌가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링거나 관을 통해서 수액이나 음식물을 공급해 주면 소화도 시키고 호흡도 하고 피도 순환되죠. 이처럼 피의 순환, 호흡, 소화활동이 이루어지면 생물학적으로 몸이 살아 있는 거예요.
     둘째, 혼수상태라고 해도 영혼은 아직 몸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으로 봐야 해요. 이는 의학적으로도 이미 증명되었어요. 일례로 교통사고로 대뇌를 다쳐서 24년이나 혼수상태에 있던 환자가 깨어난 사건이 보도된 일이 있었죠. 이 환자는 깨어난 후에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지난 24년 동안 내가 누워 있던 방에서 가족들이 주고받는 말들을 다 들을 수 있었다.” 그 말은 혼수상태에 있는 사람도 영혼을 가진, 살아 있는 상태라는 뜻이에요. 

     그러면, 성경은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성경 역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어요.

     창세기 2장 7절을 읽어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신 다음에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셨다고 하셨어요. 여기서 말하는 생기가 바로 영혼이에요. 하나님이 생기를 불어 넣어 주셨다는 것은 영혼이 흙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면 하나님이 불어 넣으신 영혼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스가랴 12장 1절은 하나님이 사람의 심령을 지으셨다고 말씀하고 있어요. 이 말은 하나님이 사람의 영혼을 창조하셨다는 뜻이에요. 하나님은 영혼을 창조하신 다음 이 영혼을 인간의 몸속에 넣어 주셨어요. 실제로 영혼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흙으로 만든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영혼이 들어오고 나서야 몸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지요.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사람의 몸이 생물학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그 안에 영혼이 있다는 증거예요. 

     이상의 정보들을 혼수상태의 환자에게 적용해 보겠어요. 혼수상태의 환자는 대뇌가 망가졌지만 영혼이 뇌에서 생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뇌가 기능을 상실했어도 영혼이 죽은 것은 아니에요. 또한, 혼수상태라도 엄연히 소화기능이 살아 있고 피의 순환과 호흡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두 가지 사실을 통해 우리는 혼수상태의 환자가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다만 몸의 한 부분이 고장 나서 자기 의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자기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산소나, 수액, 영양 공급을 중단하는 일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인 거예요. 시편 24편 1절을 보면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말씀하고 계셔요. 이 말씀의 의미는 사람의 생명 또한 사람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는 뜻이에요. 따라서 하나님이 절대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계시는 사람의 생명을 사람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욥은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욥 1:21)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 말은 인간의 생명을 거두어 가실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뜻이에요. 이처럼 아무리 자기 생명이라도 인간 스스로 결정할 권리는 없어요. 하물며 남의 생명은 더더욱 그렇고요.


     우리 친구들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본인 스스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세요. 이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날까지, 때로는 어려운 순간이 찾아와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친구들이 되기를 바랄게요.

    

    글│이상원(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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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장케빈  2018-01-17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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