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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나는 샌드아티스트입니다
샌드아티스트 박선경 | 2021년 01월호
  • 박선경 작가

    <샌드예찬> 대표

    샌드아트작가협회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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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모래로 그림을 그린다니 참 신기하네요.  

    그렇죠? 샌드아트는 라이트박스라는 판 위에서 고운 모래를 이용해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작업이에요. 움직이는 동작을 표현하는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과정을 통해 스토리와 메시지를 표현하는 독특한 예술 분야죠. 

     

    과정을 공유하는 예술이라니 의미가 있네요. 샌드아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 미술을 했냐고 물으시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림을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이 일을 하게 하신 건 순전히 하나님이시죠.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 아들 때문이에요. 아이를 6개월 반 만에 792g 상태로 조산(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나는 것)하게 됐는데, 다른 곳은 건강한 반면 눈이 많이 나빠서 시각장애를 갖게 됐죠. 그렇다 보니 혼자 일상생활을 하는 게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클라리넷을 전공하면서 멋지게 음악활동을 했어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엄마로서 무언가 도울 것이 없을까 늘 고민하던 어느 날 TV에서 샌드아트를 보게 된 거예요. 뜬금없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이 연주를 할 때 내가 샌드아트로 함께하면 특별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는 무작정 선생님을 찾았죠. 

     

    샌드아트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샌드아트를 하시는 작가님이 2-3분 정도 계셨어요. 그분들도 어디서 배우신 게 아니라 유튜브를 보면서 독학을 하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육을 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없었죠. 그래서 7-8번 정도 다니면서 산, 꽃, 간단한 동물 정도를 그리는 기초적인 스킬을 배우고 나서 저 역시 외국 작가들의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터득해야 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해도 써먹을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교회 목사님께 “제가 이런 걸 하는데 교인들과 나눌 수 있게 자리 좀 만들어 주세요”라고 제안했더니 허락해 주셔서 첫 공연을 하게 됐죠.

     

    첫 공연을 직접 발로 뛰어서 따내셨네요. 첫 공연이라 마음이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엄청 떨렸어요. 교회에 수도 없이 가서 연습하고, 공연 전날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교회에 머물면서 리허설을 했고요. 그런데 내용 중에 비둘기를 그리는 장면이 아무리 그리고 고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결국 답답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는데, 글쎄 그날 밤 꿈에서 제가 비둘기를 그리고 있더라고요. 손가락으로 쓰윽쓰윽 두 번씩 그으니 너무 멋진 비둘기가 착착 그려지는 거 있죠! 그렇게 여섯 마리 비둘기가 머리를 둥그렇게 모으고 있는 장면이 완성됐어요. 그런데 갑자기 둥그런 부분이 위로 치솟더니 하늘 문이 열리는 거예요! 그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한 번도 그런 의미 있는 꿈을 꾼 적이 없는데, 그 꿈은 정말 남달랐거든요.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는 것 같았어요. 덕분에 첫 공연을 감동과 은혜 속에서 잘 마무리했어요. 그 이후부터는 어느 자리에서 어떤 공연을 하든지 하나도 떨리지 않더라고요. 하나님께서 담대함을 주신 거죠. 물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꿈을 생각해요. 그러면 이 일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는 확신과 힘이 다시 생기거든요. 

     

    그렇게 떨리는 첫 시작이었는데, 이제는 교회는 물론이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두루 활약하는 작가님이 되셨네요. 

    다 하나님 은혜죠. 샌드아트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집중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또 음악과 함께 보여주는 과정들이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죠. 그래서 복음을 전할 때 많이 와닿는다고 하세요. 감동을 받아서 우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집중도 있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점 때문에 교육이나 캠페인 등에도 많이 활용이 돼요. 실제로도 교회보다 일반 기업이나 행사 일이 더 많죠. 한번은 학교에 흡연예방교육을 갔어요. 보통 PPT나 영상을 준비하시고, 조금 특별한 경우에는 재미있는 강사님이 교육을 하시는데요. 아무래도 예상되는 메시지이다 보니 아이들이 대체로 엎드려서 자는 경우가 많대요. 그런데 샌드아트로 메시지를 전했던 날은 한 사람도 자는 친구 없이 집중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군요. 작가님은 작품을 만드실 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기세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죠. 무조건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주어진 짧은 시간에 서론, 본론, 결론이 있어야 하고, 각각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 메시지를 녹여내는 것이 관건이거든요. 동시에 음악도 정말 중요해요. 장면에 따라 음악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음악을 선곡해서 공연의 흐름과 시간에 맞게 편집하는 능력도 필요하죠. 

     

    와~ 음악과 미술, 스토리텔링까지! 완전 종합예술이네요.  

    무엇보다 흙은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신 재료잖아요. 그 재료를 가지고 내가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래 먼지를 많이 마시기도 하지만요(웃음).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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