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구독
  • 로그인
  • 회원가입

MagazineContents

[신앙] 신속 정확한 시민의 발 기관사
서울교통공사 신답승무사업소 기관사 김동열 | 2020년 10월호
  • * 기관사

    화물이나 승객을 수송하고 이동시키기 위해 디젤기관차, 전기기관차, 전동기관차를 운전한다.

     

    * 관련 분야

    철도·전동차 기관사, 철도교통관제사, 열차차장, 전동차승무지도원 

     

    * 주로 하는 일

    - 운행스케줄을 확인하고 전달사항 및 운행 주의사항, 운전조건 등을 기록한다.

    - 운행할 열차의 주행장치, 제어장치, 열차연결 상태 및 연료를 점검한다.

    - 철도수송원이나 운용원, 여객전무나 열차차장 등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관차를 운전한다.

    - 운전 시 장애물 등을 확인하고, 열차의 진행방향 및 철로를 주시하며 조종장치를 조작한다.

    - 간단한 고장을 응급처치하여 열차가 정상 운행 되도록 조치한다.

    - 워크넷(work.go.kr) 직업 정보 참고  

     

     

    Q. 기관사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기관사는 매일 출근시간이 달라요. ‘다이아(‘Diagram for train scheduling’의 약자)’라고 하는 열차운행계획표에 따라 근무 스케줄이 결정되는데, 그때그때 시간은 다르지만 보통 새벽 출근 하루, 점심 출근 하루, 저녁 출근 하루, 다음날까지 이어서 근무 하루, 종일 휴무 하루, 이렇게 5일 단위로 돌아가요. 오늘 같은 경우는 저녁 8시에 출근해서 숙소에서 자고 내일 아침 7시까지 근무하고요. 출근을 하면 운행에 필요한 지시전달사항을 기록해서 결재를 받고 음주 여부, 건강 등을 체크하는 승무적합성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야 열차 운행을 할 수 있어요. 보통 한번 출근하면 두 차례 운전을 하는데, 제가 운행하는 1호선을 예로 들면 한 번은 서동탄까지 운행하고 다시 사무실(신답승무사업소)에 돌아와서 2시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인천까지 다녀오는 식이죠.

     

    Q. 불규칙한 일상이 힘들지는 않으세요?

    힘들죠. 30년차인데도 몸이 아직도 적응을 못해요. 막말로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기 힘든 것이 우리 기관사들이에요. 아침식사를 어느 날에는 새벽 4시, 어느 날에는 아침 9시에 먹기도 하고 점심도 때가 안 맞으면 2-3시에 먹고 저녁도 근무가 늦으면 11시에 먹기도 하니까요.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니 수면 시간도 불규칙할 수밖에 없고요. 또, 한번 기관실에 들어가면 운행하는 3시간 동안은 화장실도 꼼짝없이 참아야 해요. 요즘은 기관실에 간이변기가 설치돼 있기는 한데 그렇다 해도 자유롭지는 않죠. 그래도 일반 직장에는 없는 휴게시간이 2시간이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출근할 때는 힘들지만 대낮에 퇴근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갔다 와서 꿀잠을 잘 수도 있고요. 좋게 생각하면 한없이 좋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힘들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다 감사가 되죠.

     

    Q. 기관사 일을 하시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저는 5시 30분 첫차 운행할 때가 제일 보람이 있어요. 첫차 운행은 새벽 3시 55분에 일어나야 하는 만큼 가장 힘든 근무이기도 한데요. 이 시간이 기쁜 것은 특히 더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모시기 때문이에요. 첫차에는 청소하러 나가시는 분들, 막노동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까맣고 힘든 얼굴을 하고 계셔요. 처음 입사하고 3년 동안 차장(열차 맨 뒤 운전실에 타서 출입문 여닫기, 승객 승하차 확인, 안내방송 등 담당. 현 서울 지하철 1-4호선은 기관사와 차장 2인 탑승. 다른 호선의 경우 차장 없이 기관사만 있는 경우도 있음)으로 있을 때는 첫차만큼은 무조건 다 태워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이 차를 놓치면 일을 배정받지 못해 하루 일당을 못 받으실 수도 있잖아요. 어머니 같은 분들이 자식뻘에게 늦었다고 욕먹으실 수도 있고요. 이분들을 보면 고등학생 때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를 보는 기분이에요. 아버지께서 지하철 공사 현장에 계셨는데 지금 저는 지하철 기관사로 있네요.

     

    Q. 기관사 일을 하시면서 아찔한 순간도 있으셨겠죠?

    사상사고가 났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지금도 그 구간을 지날 때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지금은 역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어서 사상사고가 많이 줄었지만, 그전에는 많은 기관사 분들이 사상사고의 아픔을 안고 계셨죠. 철로로 뛰어드는 사람을 보자마자 비상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거리 때문에 사고를 피할 수 없거든요. 실제로 제동거리를 시험해보며 죄책감을 덜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 내가 0.1초라도 먼저 봤으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이 늘 가슴에 얹혀 있어요. 그때마다 기도하면서 위로받고 있어요.

     

    Q.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운전대를 잡으면 먼저 하나님께 기도해요. 한 칸에 50명만 잡아도 500명이에요. 출퇴근 시간은 더하고요. 많은 분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매번 최고의 사명감으로 일에 임할 수밖에요. 또, 동료들 사이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맡아서 하려고 노력해요. 근무시간을 바꿀 때도 일부러 어려운 시간을 제가 받는 식으로요. 지하철 선교회도 섬기고 있는데, 선교회에서 동료들에게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써 있는 펜도 나눠주고 사탕도 나눠주고 해요. 안 믿는 사람들이 펜을 쓰고 사탕을 먹으며 한 번이라도 하나님을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안 믿는 후배들이 힘들다고 기도 요청할 때는 그야말로 할렐루야고요. 이제 정년이 2년 남았는데 그때까지 계속해서 작게나마 제 삶을 통해 하나님을 순간순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오병이어 기적 속에서 사람들에게 빵과 물고기를 나눠주던 제자들처럼요.

     

    Q. 마지막으로 sena를 보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 어렸을 때 꿈은 연예인이었어요.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또 요리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기관사를 하고 있죠. 그 꿈들을 저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기억하고 계셨더라고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고, 또 처음에는 의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삶이 되어버린 봉사활동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던 어느 날, 보니까 제가 연예인처럼 TV에도 나오고 인터뷰도 하고 다큐멘터리도 찍고 있더라고요. 또 다일공동체에서 김치도 담그고 밥과 국을 만들며 ‘명예주방장’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길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이끌어 가세요. 기도하면서 인도하심을 따라 가고, 또 이 길이 맞다 알려주시면 흔들리거나 포기하지 말고 이 길을 쭉, 성실하게 가는 거예요. 하나님께서는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니까요. 그 하나님 붙들고 오늘을 사는 친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취재 | 김지혜 기자 · 사진 | 정화영 기자 

     

     


  • url 복사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러분의 댓글은 힘이 됩니다^^
등록

저작권자 ⓒ 새벽나라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